▲가습기 살균제 모습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현우 옥시 전 대표와 당시 연구진 등 4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68)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와 '세퓨' 제조·판매자 오모씨 등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옥시에서 뒷돈을 받고 연구 보고서를 옥시 측에 조작해 준 혐의로 서울대 조 모 교수가 구속됐지만, 실제 제품 제조와 판매 관계자에 대한 영장이 청구된 것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태가 불거진 지 5년 만에 처음이다.

옥시 전·현직 관계자 3명은 2000년 10월 유해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판매해 이용자들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옥시 신현우 전 대표 (사진=방송 자료화면 캡처)

신 전 대표는 지난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영국 본사가 제품 개발·판매 전반을 진두지휘했고 자신은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은 그가 PHMG의 독성실험 필요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무시하고 제품 개발·판매를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이들에게 해당 제품을 판매하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등 허위·과장·광고를 한 혐의도 적용했다.

이와 함께 ‘세퓨’의 오씨의 경우 2009∼2011년 안전성 검사 없이 또 다른 유해 성분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사상자를 낸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인터넷과 국내외 논문 등에서 살균제 제조 정보를 얻은 뒤 스스로 물과 PGH 용액을 적당히 섞어 졸속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제품 안전성 문제를 소홀히 다뤄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죄질이 무겁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 수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들의 구속 여부는 13일께 법원의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