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약소주' 사건이 발생한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 모습 (사진=방송 화면 캡처)

[미디어세상=양은미 기자] 경북 청송에서 일어난 ‘농약소주'사건에 대해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음독해 숨진 마을 주민을 피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북지방경찰청과 청송경찰서는 26일 청송 농약소주 사망사건의 피의자가 음독해 숨진 같은 마을주민 A(74)씨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9일 오후 9시 40분께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에서 박모(63)씨와 허모(68)씨가 농약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졌다. 이들은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박 씨는 숨졌고 허 씨는 병원 치료를 받다 의식을 되찾았다.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마을 주민인 A씨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앞둔 3월 31일 자신의 축사에서 고독성 농약을 마신 뒤 숨졌다.

경찰은 A씨가 자살할 만한 동기가 없는데 감자기 숨진 것을 수상히 여겨 그의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그 결과 혈액에서 농약소주에 들어있던 같은 성분의 고독성 농약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A씨의 시신을 부검하고 주거지, 축사 등을 수색하며 수사를 계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장소에 외부인 침입이나 다투거나 저항한 흔적이 없다는 것과 음독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드링크 병에 A씨 외에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숨진 A씨가 농약소주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그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있었던 점과 평소 아내의 잦은 마을회관 출입에 불만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숨진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